나의 이야기

섯달 그믐날 고향집

윤슬1 2010. 2. 13. 18:10

 

 

 

 

 

 

 

고향집 고갯마루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나

고달픈 객지를 밀똥처럼 구르며 떠돌다

고향으로 돌아온 상처 입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갓길로 비겨나 땀을 드리며 숨을 고르던 곳

옷 보퉁이 하나 달랑 가슴에 안고 먼 타관으로

시집가던 누나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멈추어 서서 흐느끼던 장소

우리의 어린 시절의

정서를 세척시켜 주었던 고갯마루가

그러나 지금은 흔적도 없이 없어지고 말았지

 

       - 김주영의<젖은 신발>중에서 -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경인년 !  2010년 ! 섯달 그믐날 !

고향집에 살은지가 30여년 고향땅을 떠난지 30여년

동무와  함께 딩굴었던 추억의 친구와 헤어져 지낸지 40여년

그동무와 옛 산천을 찾았다 이제는 집터의 흔적만 남겨놓은 도화동천 비석이 세워져 있던

밤적골

우리들은 이 터는 누구의 집이었지 누구가 살았지 떠들며 새로난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서로는 머리속으로 누구 누구와 무얼 했지 말못힐 사연들도 깊은머리 속 기억들이 흘러 갔으리라

어재까지 악산 이였던 산중턱이 신작노로  변한 길을 따라 걷다보니 지워졌던 옛적에 보던 그집을 발견하고 이 집앞을 다니던 코흘리게가 그 때 는 무슨장장난을 치며 다녔지

더운 여름철이면 얼굴은 달아 올라 붉게 변한 홍당무우가 되고 이마에는 비지땀 흘리며 헐덕이며 다녔지

어느덧 어린 시절로 돌아 와 버렸다

보리타작 !

숨막히는 여름철은 서향집으로 뜨거운 태양을 받아 용광로 같은 방은 들어갈수 없어

밖에서 메운 모기불로 밤이 깊어 지기만을 기다리던 고향집

언덕 베기 집에는 골 바람이 세차게 몰아 치던

그리도 추웠던 겨울에는 물묻은 문고리는 잡을때 마다 쩍쩍 얼어붙었지

 칼바람이 얼굴을 때릴 때는

검은 저고리 소매 끝이 콧물로 번들 거렸지

아 !

그 아련한 그곳

그리운 그곳

도화동천 밤적골이여

흐트러진 고향집 빈터는 말이 없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