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매화에 물을 주어라 (2-1)
가을도 겨울도 아닌 경계점에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렸다
이 퇴계선생을 만나려 도산서원을 찾았다
시내를 벗어나 북쪽 길을 접어드니 안동 관문인 도신문을 만나니 벌써 선생의 향기가
여기 까지 풍기는듯 했다
강원도 일원은 폭설이라 하는데 여기는 꾀 굵은 빗줄기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선생은1501(연산군7년)~1570(선조3년)440년전의 선생이다 성은 이씨 이름은 황 자는 경호 호는 퇴계, 퇴도 시호는 문순공이다
사상은 이기이원록적 주리론 理(四端)로서 氣(七情)을 다스려 인간의 선한 마음을 간직하여 바르게 살아가고 모든 사물을 순리로 운영해 나아가야 한다는것이다
선생은 성리학의 대가로로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선생께서는 일생동안 품고 사셨던 매화 이야기가 있다
그는 마흔 여덟의 퇴계가 단양 군수로 부임했다
부인과 아들을 잇달아 떠나보내고 찢어지는 가슴으로 살아가던 퇴계는 그곳에서 뜻밖에 설중매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아름다운 여인 두향, 그는 관기였다
시와 서와 가야금에 능했으며 난과 매화를 좋아 했다
퇴계를 만날 당시 두향의 나이 열여덟이었다
퇴계가 풍기 군수로 옮겨 가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9개월 만에 끝이 났다
두향은 퇴계가 떠난 후 그와 노닐던 강선대에 초막을 짓고 수절하며 지낸다
그로부터 20년 후 안동에 서당을 차리고 후학을 지도 하던 퇴계가 세상을 뜨자 두향은 그곳에 묻어 달라는 말을 남기고 강에 투신한다
꽃다운 두향을 두고 홀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퇴계의 심정은 어떠 헀을까
직접적으로 속내를 내비치지는 않았지만 퇴계의 많은 시 속에 등장하는 매화를 보면 그가 눈을 감을때 까지 두향을 그리워 했음을 아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음페이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