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에 사는 사람의 꾸밈없는 이야기
우수는 겨울에 내리던 눈이 비가되어 내리는 때라는 의미다
24절기 중에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가 봄의 절기다
"우수경칩이면 대동강물도 풀린다"고 했다
북쪽의 대동강 물이 풀리면 남쪽의 봄기운은 완연 할것이다
아직도 산천엔 여전히 잔설이 남아 있고 초목은 앙상하여 을쓰년 스러운 때다
하지만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이 순환의 수레바퀴는 돌아 새로운 계절을 어김없이 맞이하게 해 준다
아직도 품속으로 찬기운이 스며드는 날씨속에
농장 주변에 어떤 수종이 몇그루가 식재 되있는지가 파악 되지 않아 둘러 보았습니다
매화나무 40그루 소나무 13그루 벗꽃나무 25그루 단풍나무 8그루등 모두 52종 231그루가 심겨 자라고 있다
심을 때는 묘목으로 심어 자랄수록 밀식으로 변해 가운데 한 포기씩 옮겨 심어야 팔 벌려 클것 같다
이른 봄날 느슨한 시간에 잠시 신흠 선생의 전원에 사는 삶의 꾸밈없는 이야기에 머물러 보았습니다
조선 인조때 학자인 申欽 선생의 수필중에 野言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신흠 선생은 여기서 인생에 중요한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좋은 친구 좋은 책 좋은 경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세파에 시달려 심신이 지칠때마다 선생이 낮고 차분한 어조로 들려 주는 꾸밈없는 이야기를 듣노라면
마음에 청량항 솔바람이 불고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절로 들려오는것 같습니다
좋은 친구 좋은 책은 접어두고 좋은 경치만 소개 해 볼까합니다
저무는 봄 소나무와 대나무가 서로 마주 보는 숲 속 바위에 앉아 거문고를 타는 일
스님과 솔 밭 바위에 앉아 인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
마음에 맞는 벗과 바위 끝에 벌렁 누워 푸른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흰구름 보는 일
질화로에 향을 사르고 설경을 바라보며 禪에 대해 이야기 하는 일
초 여름 날 집에서 가까운 숲으로 들어가 마음 내키는 대로 이끼를 쓸고 바위에 앉아 보는 일을
예찬하며 선생은 좋은 경치를 꾸밈없는 삶의 중요한 배경으로 여겼습니다
전원에 사는 사람의 꾸밈없는 이야기는 지금 여기에 날이면 날마다 시간과 돈과 욕망에 쫏기며 사는 우리에게
머나먼 시원의 삶을 떠올리게합니다 그렇게 샇고 싶어도 그렇게 살수없는 현실을 친구도 책도 경치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 의 각박한 심성을 아프게합니다
""문을 닫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는것
문을 열고 마음에 드는 손님을 맞는것
문을 나서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 가는것
이것이야 말로 사람 이 추구해야 활 세가지 즐거움 이 아니 겠는가"
개구리 울음 소리가 만물을 깨운다
일어나! 깨어나!
유난히 목련의 꽃봉오리가 크게 보입니다
오늘은 낫 들고 해 묵은 부들 잎을 베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