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봉

이카시아 향기

윤슬1 2012. 5. 18. 10:00

향내 풍기는

흰꽃이 어딘가 피었을 텐데

보이지 않고

코끝으로만 걸어 오네

지난날 킁킁 거리며

좋아라고 어둡던 밤길 걸었던 날 있었지

 

새색씨로

꽃가마 타고 온지 한달 남짓

앞치마 걸치고

엉덩이에 까만 띠 두르고

실룩이며

나들문을

분주히도 넘나 들더니

곡간에 채운 꿀

인간에게 다 내어 주고

아무말 못하고

웅웅 소리만

아카시아에 달린 꿀만 따 오네

 

미워 죽을것만도 하건만

또다시 그리고 꾸벅꾸벅

어여뿐 내 새끼

미움이라는 글자도

배신이라는 글자도

모르는 내 꼬마 새끼

글을 가르켜 볼까

공평하게...

수천번의 날개 짓으로

익은꿀 만드는

내 새끼들아 미안 하구나

 

내 마음

꿀물로 젖게하는

5월의 버선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