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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쓴다

윤슬1 2012. 6. 27. 20:56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다

                     천양희의 시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고도원 아침 편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