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벌아 미안해

윤슬1 2013. 7. 10. 13:23

 

 

 

(전원일기)

 

꽃피어서 질때까지

여기에 갈무리하고

일년 양식 가져 갈까봐

창들고 지키는 까만 눈

 

매달리는 까만눈을

활활 털어

 

내 양식 줄 수 없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울부짓는 아우성

 

얼마나 미워 했을까

보살피기만 하던 주인을

 

비 내리던 날 이곳으로 시집와

한해를 갓 넘긴 새 색씨로

눈 동그란 새끼 낳아

일꾼으로 키워서

꽃따라 부지런히 들락이더니

알록달록 고운색으로 익혔구나

 

돌아온 빈 방엔 한숨만 소복하니

 

잃어버린 양식 찾을길 없어

허공을 향해 화살처럼 날아 간다

 

벌아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