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山 居(산에서 살다)
윤슬1
2014. 6. 29. 18:17
산에서 살다
내 스스로 산에 살아도 산이 싫치 않으니
사립문과 띳집이 인간 세상과 다르네
부드럽고 맑은바람이 달과 함께 처마 앞을 스치고
계곡물은 가슴을 뚫어내듯 쓸개를 씻어내듯 차갑네
산이 깊으니 하루가 다 가도록 찾아 오는 사람 없고
홀로 띳집에 앉아 있으니 온갖 일이 편안하네
석자 밖에 안되는 사립문 밀어 반쯤 닫고
나른하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이리저리 거닐며 지내리라
소나무 창 밖에는 온종일 끝없이 자연의 소리로 시끌하고
돌구유는 항상 일정하고 들판의 물은 맑네
다리가 갈라진 노구솥애는 맛있는 음식이 넉넉하니
어찌 명예와 이익을 구하고 어찌 영화를 구할끼?
흰구름 쌓인 곳에 세 칸짜리 집 있으니
앉았다 누웠다 佛道를 닦아도 저절로 한가하네
계곡물도 차갑게 흘러 내리며 깨달음의 지혜를 얘기하고
부드럽고 맑은 바람은 달과 함께 온몸을 차게 하네
아무런 까닭없이 발길 가는대로 시냇가에 이르니
차갑게 흘러내리는 물이 저절로 禪을 얘기하네
물을 만나 인연을 얻으니 참된 실체가 나타 나는데
어찌 前生의 허망한 永劫(영겁)을 논 할까?
- 나옹선사 휘:혜근
호:나옹
이름:원혜
경북 영덕군 창수면 갈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