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금꿩의다리

윤슬1 2014. 8. 17. 22:34

 

 

키가 큰 꽃친구 틈에

목 늘여 자라는 너를

넓은땅 양지로 이사를 시켰더니

가뭄이 또 괴롭히네

올해 큰비 한번 못 봤고

가는비라도 목 축여 주면 좋으려만

간밤에 내린 이슬로 뿌리로만 숨쉬고

잎동그란 너는 떨기만 했지

뜨거운 태양 나도 미웠다

이재야 내린 비로

타던잎 오물거리고

고개 떨군 봉오리 한숨을 쉬는구나

어느꽃하나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것 없지만

너 또한 나와 만난 이야기가 굽은길이라 더욱 애뜻하지

조금만 더 늦은 비로 기력을 놓쳤다면

아마도 나도 잊혀 질뻔 헸지

너와 입 맞추고

다음 이야기를 또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