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1 2018. 9. 26. 12:16

현관문 열자

까만 눈으로 쪼르르 달려와 "할아버지" 하고 탈싹 안기는 3살 먹은 소녀

"잘 있었어?"

"응"

"할아버지 사랑 해?"

"응"

"얼마나?"

"??"

하늘 만큼이라는 말을 아직 못 한다


그 전에 읽었던 시가 생각 난다


할머니의 휴식


건이는 밭에서 내내

굽은허리 펼새 없는

할머니에게 달려 갑니다

"우리 강아지 어서 온 나"

할머니가 잠시 허리를 펴고

건이를 안아 줍니다

손주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먼길을 달려와 맞는 휴식처이다

이 휴식처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거친 숨소리를 고르며

고달팠던 마음을 내려 놓고

사랑을 푸근히 나누어 준다

허허허 하하하

할아버지 할머니 웃음소리가 고인다

김 미희


하루 묵어 떠나는 날

마중한

할머니에게 5살짜리 손녀가

"할머니 아빠 옆에 타"

"할머니는 다음에 타고 갈 께"

"으응~"

전에는 울음으로 조르더니

이젠 입만 비쭉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