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행

목백일홍

윤슬1 2019. 8. 27. 05:29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 부터 초가을 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같은

사람 없는게 아니어

가만히 들여다 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게 아니다

수 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 나무는 환 한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없이

꽃잎 시들어 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 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도 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