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느린 걸음
윤슬1
2025. 6. 16. 18:27
반쯤 열린 싸립문 들어서면
벚꽃나무 산딸나무가 훌쩍 자라 터널을 이룬다
지나가는 길에는 꿀풀이 올 봄에 심은 수국이
어떨까 얼마나 자랐을까 눈길을 주고
꽃 핀 자리에 열매 물고 섯는 메발톱을 지나면
단풍나무 밑에 잔디가 깔려 뜰이 훤하다
돌 틈에는 뱀딸기 발 끝에는 줄딸기 빨갛게 익어 졌고
잎 속에 숨은 도마도 오이 고추 쌔근쌔근 자라고
한 발 건너면 매실 뜰보리수 토실토실 맛들어 가고
눈 돌리면 노란 금계국 파란 수래국 빨간 양귀비
나 봐 달라고 조르는듯 한다
하얀구름 고요히 떠 가는 텃밭에
어디선가 벌 떼들의 웅웅거리는 소리
가지 속에 숨은 새들의 짹짹거림
피워진 꽃과 영글은 열매로 머리가 맑아지고
들려오는 소리로 마음이 고요해 진다
나도 모르게~~~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것은
지극히 작은 한 모서리에 지나지 않는다
마음의 세계야말로
털끝만큼도 어김없는 질서다
눈은 가릴 수도 속일 수도 있다
저마다 다른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나 마음은 절대로
가릴 수도 속일 수도 없다
마음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마음은 부분이 아니라 전체다
법정스님 (물소리 새소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