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지 않은 콩대를 보고 머리는 벌써 메주를 쑨다
아버님께서는 밭 이랑을 만드시고 뒤따라 어머님은 콩씨를 떨어 뜨려 묻고
한여름 풀과 싸우는동안 콩꽃이 핀다
콩잎 떨어지면 손으로 콩가지 꺽어 말려 도리깨로 털어
벌레 먹은놈,여물지 못한놈 골라내고 된서리 내릴때 메주 쑤는 날이다
메주콩 삶는 냄새 기억 하는가?
메주를 빚는 곁에서 집어먹던 콩맛 아는가?
가마솥으로 콩 삶을때 어머니는 콩 눌른다고 쉬지말고 저어라 하셨다
노랗게 삶긴 뜨거운 메주콩 퍼서 절구에 쿵쿵거리고 반쪽 콩낱이 드뭄드문 보일때까지 으깨어
베 보자기 깔고 둥근 채바귀에 담아 발로 꼭꼭 밟아 둥글게 빚어지면 아버님은 볏짚 엮어 안방 윗목
모서리에 세우고 차례차례 엮어 달면 메주쑤는일은 끝이다
메주콩 삶느라 달아진 방에서 말려 먹으려고 실에 궤메던
어릴적 먼 과거 여행을 했다
콤콤한 메주 뜨는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