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410

느린 걸음

반쯤 열린 싸립문 들어서면벚꽃나무 산딸나무가 훌쩍 자라 터널을 이룬다지나가는 길에는 꿀풀이 올 봄에 심은 수국이어떨까 얼마나 자랐을까 눈길을 주고꽃 핀 자리에 열매 물고 섯는 메발톱을 지나면단풍나무 밑에 잔디가 깔려 뜰이 훤하다돌 틈에는 뱀딸기 발 끝에는 줄딸기 빨갛게 익어 졌고잎 속에 숨은 도마도 오이 고추 쌔근쌔근 자라고한 발 건너면 매실 뜰보리수 토실토실 맛들어 가고눈 돌리면 노란 금계국 파란 수래국 빨간 양귀비 나 봐 달라고 조르는듯 한다하얀구름 고요히 떠 가는 텃밭에어디선가 벌 떼들의 웅웅거리는 소리가지 속에 숨은 새들의 짹짹거림 피워진 꽃과 영글은 열매로 머리가 맑아지고들려오는 소리로 마음이 고요해 진다 나도 모르게~~~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것은지극히 작은 한 모서리에 지나지 않는..

전원생활 2025.06.16

꽃 소식

집에는 연잎꿩의다리농장에는 수달래 연잎꿩의다리는 여기 이사 와 나와 함께 가마득한 세월이 보냈다여러해살이 풀이라서 잘 자란다바늘처럼 가는 줄기 끝에 잎 달고 꽃 피워하늘 거리는 사랑을 한 몸에 지닌 야생화7월 중순경에 백두산에서는 흰 양탄자를 깐처럼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연한 분홍색을 띤 순박한 꽃 수달래올해는 유난히 풍성하게 꽃을 피웠다물을 좋아해서 그런지 지난번 흡족한 봄비가 꽃을 부른듯 했다수달래가 맞는지 산철쭉이 맞는지 구분을 잘 할 수가 없으나 지인이 묘종을 주면서 수달래라고 해서 지금까지 농장 마당에 핀 꽃을 수달래라고 부르고 있다전문가는 수달래는 산철쭉이 개울가에 자라는 진달래라는 뜻으로 수달래와 물철쭉란 이름을 붙여 지방에서 부르는 이름이라고 하며수달래는 청송 주왕산 주방천을 따라 흐드러지..

전원생활 2025.04.25

봄날

홍매 피고산수유,생강나무,개나리,수선화청매,백매,진달래산자고까지 일어나온 산천을 물들이고가지마다 연둣빛 새순이 반짝이는 눈부신 봄날이전원의 풍경이다 남쪽에 살고있는 질녀가 보내온 수국심고지인이 준 수국 씨앗도 심었다풍성한 수국 정원을 상상하며 이런 꿈속에 살쾡이 같은 눈보라가 찾아와피려는 목련을 멍들게 하고곁에서 피하지 못한 진달래도 고개 숙여 서 있다 가족과 같은 이들을 힘들게 해도날마다 푸르름이 더해지는 해 뜨는 지평선바람에 일렁이느 초록빛 청보리밭해도 잠에드는 서쪽 갯벌 들쑥날쑥 봄날은 더디지만숨어서 오고 있다.

전원생활 2025.04.02

꽃무릇

상사화는 잎이 먼저난 뒤 한 두달 지나야꽃대가 돋아나고 꽃이피고꽃무릇은 꽃이진 후 잎이 돋아나지요 고창 선운사 꽃무릇영광 불갑사 꽃무릇함평 용천사 꽃무릇우리나라 3대 사찰 군락지라하지요이 군락지 꽃무릇에 빠져들면 헤어날 수가 없어요저도 고창 선운사 군락지에서하나의 꽃이 되어 꽃중에 제가 서 있는듯 했어요 울 텃밭 정원에도 서로 자랑하듯몇송이들이 향연을 펼치네요붉은 꽃잎 속에 긴 수술이지나가는 걸음을 붙잡고돌아서는 걸음엔 미련을 줘 다시 돌아보게하는울 집 꽃무릇.

전원생활 2024.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