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동안 보아 온 목백일홍
죽었다 뿌리에서 다시 돌아 온 꽃송이
바람에 너울 거리며 춤 출때 마다 여름이 익어지고
가을을 실은 산산한 바람이 산머루에 들면
산머루 송이에 앉은 산새 후두둑 놀라 달아 난다
지난해에 머루송이에 걸터 앉아 식구들인듯 여러마리 모여 남김없이 수확하더니
올해는 무슨 양심이 있는듯 그대로다
산비들기 같은 산새에게 들키기 전에 검게 익은 놈만 먼저 우리가 수확을 했다
올해도 산새들의 식량으로 줄려고 했는데
비들기 같은 산새가 와 보고 없어졌다고 애석해 할것 같다
둥근잎유홍초 줄기 만들어 여기저기 기어다니고
올해는 부추 밭을 덮는다
잡초라 생각이 안 들어
멀리 기어 온 넝쿨만 옆으로 밀쳐놓으며
작은 나팔 같은 고운꽃 생각에 뽑지를 못한다
이러니 농사가 될 턱이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