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농약 없는
배추 농사를 해 보리라고
참깨를 수확한 자리에
포트에 심겨진 모종을 한 포기 씩 꼭꼭 눌러 심었다
그 위에 모기장 망을 씌워
날아 드는 배추 벌레를 막아 놓았다
씌워진 망을 밀어 올리듯 열심으로 자란 배추는
그물망이 닿은 곳엔 얼금얼금 구멍이 뚫오 졌다
씌워진 그물 망 위에 날아 앉은 등 파란 벌레가 도르르 굴러 떨어진다
이 놈의 짓이 였구나
얼추 자라 묶어 주어야 할때라 그물망을 걷어 내고
뚫어진 포기를 헤집으니 노란 속살 속에 갏아 먹은 그자리에
안방에 잠자듯 길게 누운 벌레가 보인다
날아 드는 몇 종류의 벌레만 해충인줄 알았는데
기어 다니는 해충도 있다고 가르켜 준다
올 김장 배추는 다른 걸로
내 년에 다시 심어어야 겠지
내 년엔 또 어떤 벌레가 찾아 올려나
몇 포기 배추 농사도 실패의 연속이다
우리도 크고 작은 실패로 후회의 연속 속에 사는것을 보는듯 하다
올 해 배추 한 포기에 삼천원으로
비싸다고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