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 이때에도
뻣지는 익었지요
옹달샘 옆에는 정자가 있었고
정자 앞에는 연못이 있었지요
그 연못 주위로 아름드리 벗나무가 있었지요
그나무엔 벗꽃이 늘어지게 피고
꽃이 진곳엔 뻣지가 달리지요
가지끝에 익은놈 딸려고
나무위를 올라가서 내려오는 길
미끄려지니 하나 입은 샤스 밑으로
피가 흘렀지요
그때 긁힌상처 아직도 남아 되살아나곤 하지요
한움큼 넣은입안은
씨앗으로 가득
어느새 손가락도 입도 물들고
입은옷은 검은물로 얼룩이로 변해
어머니께 야단맞을 걱정을 했던
개구쟁이 시절
이젠 가물가물
아련하기만 한 뻣지의 추억
이 농장에서 추억과 함께
익어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