슻불에 부채 부치며
약달이던 시대는 지나고
연탄불로 약달이는 시대에 살면서
불에 약탕관 올려 놓고
잠시 음식 마련하다 와 보면
부어놓은 물은 다 졸여지고
두꺼운 약탕기 갈라 터지고
새색시 시어머니 불호령 맞고
쫄아진 약탕기에 덛물 붓고 달려 짜면
물이 많은 싱거운 탕약으로 변해
곁눈질로 시어머니 눈치 살피고
이래저래
부억 문지방 넘나 들며 고단한 삶
살아오는 동안
두꺼운 약탕관에 물 맞게 붓고
볕 바른 마루끝에 앉아지켜 달인 후에
삼베 약수건에 쏟아
사기 대접에 알뜰이 짜내어 약손가락으로 재어 보고
내어 미는 약사발에 여유가 묻어 보였던
지난날이 회상된다
칼 끝 같이 추운날엔......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중근 의사의어머니 (0) | 2011.12.30 |
---|---|
[스크랩] 작은 감사 (0) | 2011.12.28 |
평화 (0) | 2011.12.26 |
책 갈피 단풍 (0) | 2011.12.24 |
모든 이의 가슴에 연꽃으로 피소서 (0) | 2011.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