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에 중복이 들었다 이때 메밀을 심는다
가장 늦게 심는 곡식 이니라
농사는 봄에만 씨 뿌리는게아니라 땅이언 한겨울 빼고는
늘 씨뿌리고 거두는 일이 이어지는것이 농삿일이다
굴뚝으로 흰연기 길게 뽑아 올리며
겨울철 해질녂에 묵 쑤어 먹는게 흔한일이지요
팔소메 걷어 올리고 푹푹 앃어
절구통에 넣고 갈라지도록 찧어서는
갈라진 채다리 위에 둥근채 받쳐 놓고 맨손으로 주물럭 주물럭
가마솥에 걸러놓고 장작불 짚이고
나무주걱으로 타지 않게 저어 주다 보면 쿡덕쿡덕 방울이 올라온다
어머니께서는 젖던 나무주걱으로 건져올려 흘러 내리는 흐름으로
다 되었구나 덜 되었구나를 가늠하신다
메운연기 눈속으로 눈물 질끔 거리는 사이
젖는 팔에 힘이들면 껄쭉한 느낌이 온다
타는 장작 솥 밖으로 끌어 놓고
놋양푼이에 퍼 담으시고 묵 간장 만드신다
식은 묵 부억칼로 가로세로 칼질하여 채 썰어
아버님 드린 다음 남은 식구 한그릇씩 받아들고 묵간장 얻져 먹던 그 모습
지난날 우리네 겨울밤의 풍경이지요
그 겨울 새벽은 물 묻은손 문고리에 달라 붙고
얼굴 시려 이불 덮어 쓰면 이 안 맞은 문틈으로 황소바람 찾아들어 문풍지 흔들고
문풍지 우는소리 자장가로 잠들던 겨울밤
멀리서 들려오는
메밀묵!! 찹쌀떡!!
마당에 달빛 가득해 낮인가 싶은데
골목어귀에서 들렸다 멀어지는 겨울밤의 소리
메밀묵 사려!! 찹쌀떡 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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