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 멍

윤슬1 2024. 7. 10. 11:54

어제는 소낙비로 건너뛰고

오늘은 비 피해는 없을까

오전 일찍 오락가락하는 빗속에

농장 한바퀴

2m를 훌쩍 넘은 옥수수가 일부 넘어지고

깨 꽃이 가득 핀 통통하게 자란 놈들이 쓰러져 있었다

하천에는 황토물이 콸콸 쏟아져 내리고

잔디밭은 질퍽한 마당으로 변해 바지가랑이를 적시고 있다

신발을 탈탈 털고 콘테이너 방 문을 열고 들어서니 모두가 고요하다

가는비가 솔솔내리는 창밖은 모두가 파랗다 나도 모르게 지난날로 젖어든다

아들과 잔디 심던일, 혼자서 몇날몇일을 혼자서 낑낑거리며 원두막 짓던일

나무숲바람이 불어오는 원두막에서

패랭이 꽃이 한송이 피어 있는것을 보고 생전 처음 꽃으로 보였던 지난날

처음농사에 고구마를 100박스 수확해 놓고 처분 할 줄 몰라 쩔쩔매던 일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던 지난날의 생각이 지나가고

빗방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직장인으로 30년 엉터리 농사꾼으로 20년 살아 오면서

잘 살아 왔는가? 못살아 왔는가? 

기울어지 노을녘에서

모르고 살아가는 방법밖에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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