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채꽃이 피었네
화려하지도 크지도 않지만 묘한 신비가 있고
잎과 줄기에는 기품이 있어 선비가 들고 있는
부채를 연상케 한다
어느날부터 나를 봐 달라고 따라 오며
활짝 웃는 범부채 피어 있고
나무 울타리 옆 무더기로 핀 범부채엔
바뿐 날개짓으로 호랑나비 한마리가
살랑 날아 와 이꽃저꽃 대화를 나눈듯
향기에 빠져들어 하염없이 노닐고 있다
호랑이는 범과 노닐고
나는 꽃 나비와 노닐고
이 여름에 만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