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귀 대고 바라 보면
어디선가
매미는 소프라노로
풀벌레는 테너로
집나간
짝 길 잃을까봐
목청 돋우고
알록달록한 산새는
살자고
가지사이를 넘나들고
더위 피해
뚜꺼비는
나무그늘 밑에 엉금엉금
개구리도
덩달아 폴짝폴짝
타던 해도
땔감 찾으로
서산으로 길 떠나면
시끌 뻑쩍한 모두를 업고 가네요
지친 하루 쉴려고
조금 긴 하루 같은
우리모습도 이렇겠지요
산골의 여름밤은 깊어갑니다
산그늘에 식혀온
청량한 바람이
나를 안아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