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 나이 가을에 서서

윤슬1 2022. 11. 12. 11:52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차서

남의 밤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마저 옅어지면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 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이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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